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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응답에 불성실 기재 하였다는 이유로 국제학교 재학 중 정학 2일의 징계를 받은 뒤 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한 후 학…

2023-05-26

코로나 응답에 불성실 기재 하였다는 이유로 국제학교 재학 중 정학 2일의 징계를 받은 뒤 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한 후 학교법인을 상대로 징계 무효 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는 경우에 관하여, 과거 법률관계인 징계일지라도 무효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 [대법원 2023. 2. 23. 선고 2022다207547 판결]

 

1. 판결의 표시

대법원 2023. 2. 23. 선고 2022다207547 판결

 

2. 판결요지

갑이 을 주식회사가 운영하는 고등학교에서 재학 중 정학 2 일의 징계를 받은 뒤 이에 불복하여 을 회사를 상대로 징계 무효 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가 소송 중 학교를 졸업한 사안에서,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된 징계 내역은 준영구적으로 보존되고,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사항은 대상자의 교육을 받을 권리, 공무담임권, 직업의 선택 등 여러 방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갑은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된 징계 내역이 잘못된 경우 정정을 요구할 수 있고, 이를 위해서는 ‘객관적 증빙자료’를 확보할 필요가 있으므로, 징계 자체는 과거의 법률관계라고 하더라도 징계 무효 확인을 구하는 소는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사항과 밀접하게 관련된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그 법률관계에 관한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유효·적절한 수단에 해당하므로,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인정된다고 한 사례.

 

3. 판례해설

(1) 사안의 배경

원고는 피고가 운영하는 A 학교 B 캠퍼스 고등학교(이하 ‘이 사건 학교’) 12 학년 재학 중이었는데, 이 사건 학교가 코로나 19 감염병으로 인해 2020. 2.부터 2020. 8. 17.까지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여, 서울 종로구 소재 집에 머물고 있던 원고는 2020. 8. 15. 어머니와 함께 택시를 타고 서울 종로구 소재 인도음식점에서 12:35 경부터 13:11 경까지 점심식사 한 후 다시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당일 위 식당으로부터 300m 가량 떨어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는 대규모 집회가 개최되고 있었다. 원고는 2020. 8. 18. 개학을 하여 등교수업을 실시함에 따라 등교를 하였다.

한편 이 사건 학교는 코로나 19 감염병 전파예방을 위하여 학생들에 대해 주기적으로 ‘건강 및 여행력 조사(Health and Travel Survey)’(학생 각자가 온라인 접속하여 해당 항목에 ‘예/아니오’를 표시하는 방식)를 실시하였는데, 여기에는 “최근 14 일 이내에 본인 혹은 가족 구성원이 코로나 19 다수감염이 있는 지역에 방문한 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항목이 있었고, 원고는 2020. 8. 16. 및 2020. 8. 24.의 조사에서 위 질문항목에 ‘아니오’로 답을 하였다.

원고의 어머니는 2020. 8. 27. 서울특별시 강남구청으로부터 “2020. 8. 15.(일) 12 시부터 17 시 사이 광화문집회 일대를 30 분 이상 체류한 것으로 기지국에서 확인되어, 증상이 있는 경우 혹은 검사를 희망하시면 가까운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무료로 검사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라는 문자를 받았고, 원고도 다음날 보건당국으로부터 같은 취지의 전화를 받은 후 어머니에게 전화로 상의한 다음 기존 ‘건강 및 여행력 조사’ 내용을 수정하지 않았고 2020. 8. 31. 조사에서도 코로나 19 감염지역을 방문한 적이 있는지의 질문에 ‘아니오’ 라고 답하였다.

한편 원고가 보건당국으로부터 전화 받은 것을 기숙사 친구들이 알게 되었고 이러한 사정이 학교에 알려지면서, 이 사건 학교는 2020. 8. 31.(월) 오전에 원고를 기숙사에 대기시킨 후 귀가조치 시켰다. 원고는 2020. 8. 31. 코로나 19 진단검사를 받고, 다음 날 보건당국으로부터 음성 판정을 받아 2020. 9. 2. 학교에 그 결과를 통지하였고, 이 사건 학교는 2020. 9. 1.(화)부터 9. 4.(금)까지 전교생에 대해 온라인수업으로 전환하였다. 이 사건 학교는 2020. 9. 7.(월) 태풍으로 휴업 한 다음 2020. 9. 8. 10:30 경 원고에 대한 윤리위원회(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해 정학 2 일의 징계처분(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을 하되 귀가조치 되었던 2020. 8. 31.과 윤리위원회가 열린 2020. 9. 8.로써 정학기간을 채운 것으로 조치하였다.

이 사건 징계처분의 결정문에는 징계사유로 "A 가 코로나 바이러스 발발로 영향을 받는 지역에 다녀온 적이 없다고 설문에 거짓으로 응답하였다. 이로써 학교의 안전을 위험에 빠뜨렸다.”라고 기재되어 있고, 윤리위원(징계위원)으로 총괄운영이사(Executive Director)인 G, 전체 학교 총교장(Headof School)인 H, 이 사건 학교의 교장(High School Principal)인 I 가 참여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원고는 이 사건 징계에 불복하여 2020. 10. 15. 피고를 상대로 위 징계처분의 절차적, 실체적 하자를 이유로 징계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고, 소송 중이던 2021. 5. 22. 이 사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하였다.

이에 대해 원심은 원고가 이 사건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상 이 사건 징계의 무효 확인은 과거의 법률관계에 관한 것이긴 하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징계 내역이 피고의 학적관리 시스템에 영구적으로 보존되어 원고가 향후 상급학교에 진학하거나 취업하는 경우 그로 인한 불이익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어 원고의 현재 권리나 법률상 지위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그 무효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고 보아, 피고의 본안 전 항변을 배척한 다음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인용한 제 1 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이에 피고가 대법원에 상고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원심의 이유 설시에 다소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으나, 이 사건 징계의 무효 확인을 구할 법률상의 이익이 있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확인의 이익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는 이유로,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가. 관련 법리

확인의 소는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허용되는 것이지만, 과거의 법률관계라 할지라도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그 법률관계에 관한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유효 적절한 수단이라고 인정될 때에는 확인의 이익이 있다(대법원 2010. 10. 14. 선고 2010 다 36407 판결, 대법원 2018. 5. 30. 선고 2014 다 9632 판결 등 참조).

 

나. 사안의 판단

이 사건 징계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소는 ‘법률상 이익’이 있다.

1)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이하 ‘제주특별법’) 등에 근거하여 설립된 국제학교인 이 사건 고등학교는 원칙적으로 초·중등교육법 등이 적용되지 않으나, 제주특별법 제 229 조 본문에 따라 국제학교에 다니는 학생의 징계, 학교생활기록, 학생 관련 자료의 제공에 관하여는 초·중등교육법 제 18 조, 제 25 조 제 1 항, 제 30 조의 6 이 그대로 적용된다. 이에 초·중등교육법 제 25 조 제 1 항(학교생활기록) 및 초·중등교육법 시행규칙 제 25 조(학교생활기록 작성·관리 세부지침)의 위임에 따른 교육부훈령인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이하 ‘학교생활기록부 지침’) 제 18 조에 따라, 이 사건 고등학교가 작성·관리하는 원고의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된 이 사건 징계 내역도 위와 같이 준영구적으로 보존된다.

2) 준영구적으로 관리·보존되는 학교생활기록부에 대하여 ‘학교생활기록부 지침’ 제 19 조 제 1 항은 매 학년이 종료된 이후에는 당해 학년도 이전의 학교생활기록부 입력 자료에 대한 정정은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한편, ‘학교생활기록부 지침’ 제 19 조 제 2 항에 따라 객관적인 증빙자료가 있는 경우 그 증빙자료의 객관성 여부, 정정의 사유, 정정 내용 등에 대하여 학교 학업성적관리위원회의 심의 절차를 거친 후 학교생활기록부 정정대장의 결재 절차를 거쳐 예외적으로 정정할 수 있고, 재학생의 경우에는 정정 사항의 발견 학년도 담임교사가, 졸업생의 경우에는 업무 담당자가 정정 처리를 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3) 한편 개인정보 보호법 제 4 조 제 4 호는 ‘정보주체의 권리’ 중 하나로 ‘개인정보의 처리 정지, 정정·삭제 및 파기를 요구할 권리’를 인정하고, 개인정보 보호법 제 36 조 및 개인정보 보호법 시행령 제 43 조 등에 따라 정보주체의 개인정보처리자에 대한 개인정보 정정·삭제를 요구할 수 있는 방법 내지 절차를 마련하면서, 다만 다른 법령에서 특별한 절차가 규정된 경우에는 그 절차 등에 따르도록 정하고 있다. 이 사건 징계 내역이 기재된 학교생활기록부의 정보주체인 원고로서는 개인정보인 학교생활기록부의 기재사항 중 잘못 기재된 부분에 대하여 정정을 요구할 수 있고, 그 방법과 절차는 앞서 본 ‘학교생활기록부 지침’ 제 19 조 제 2 항 등이 정한 바에 따르게 된다.

즉, 이 사건 고등학교를 졸업한 원고는 피고가 작성 및 관리하는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된 이 사건 징계 내역이 잘못된 경우 그 정정을 요구할 수 있고, ‘학교생활기록부 지침’ 제 19 조 제 2 항이 정하는 바와 같이 학교 학업성적관리위원회의 심의 절차 등을 거쳐 원고의 학교생활기록부가 정정되기 위해서는 ‘객관적 증빙자료’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4) 따라서 이 사건 징계 자체는 과거의 법률관계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징계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소는 징계 내역이 기재된 학교생활기록부 정정 요구에 필요한 객관적 증빙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서,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사항과 밀접하게 관련된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그 법률관계에 관한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유효·적절한 수단에 해당하므로,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인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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