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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견심판 사건에서 사전처분으로 후견심판이 확정될 때까지 임시후견인이 선임된 경우, 임시후견인의 동의 없이도 사건본인이 유언을 …
2023-02-211. 판결의 표시
대법원 2022. 12. 1. 선고 2022다261237 판결
2. 판결요지
후견심판 사건에서 가사소송법 제62조 제1항에 따른 사전처분으로 후견심판이 확정될 때까지 임시후견인이 선임된 경우, 사건본인은 의사능력이 있는 한 임시후견인의 동의가 없이도 유언을 할 수 있고, 아직 성년후견이 개시되기 전이라면 의사가 유언서에 심신 회복 상태를 부기하고 서명날인 하도록 요구한 민법 제1063조 제2항은 적용되지 않는다.
3. 해설
(1) 사안의 배경
피후견인인 망인 E는 2020. 7. 22. 사망하였고, (E의 큰오빠 G, 큰오빠의 장남 I, 큰오빠의 차남 J는 모두 사망하여) 망인 E의 사망에 따른 대습상속인들로 E의 큰 오빠 G의 장남 I의 배우자인 K, I의 자녀들인 A, L, M 및 큰 오빠 G의 차남인 J의 배우자인 피고 B, J의 자녀들인 피고 C, 피고 D가 있다,
한편, 피고 B는 E의 중증도 치매를 이유로 2016. 10. 10. 망인 E에 대한 성년후견 개시 청구를 하였고, 사전처분도 신청하여 법원은 2016. 12. 30. 위 성년후견개시 사건의 심판이 확정될 때까지 망인의 임시후견인으로 변호사 N을 선임하는 사전처분을 하였고, 2018. 1. 12. 망인에 대한 성년후견을 개시하고 원고의 성년후견인으로 변호사 N을 선임하는 심판을 하였으며, 위 심판은 2018. 2. 20. 확정되었다.
그런데, 망인 E는 2017. 3. 24. 원고 A에게 망인 소유의 정기예금을 유증한다는 취지의 유언장(이하 ‘이 사건 유언장’이라 한다)을 자필로 작성하고, 그 작성연월일, 주소, 성명을 자서한 후 날인하였다. 원고 A는 망인 E가 사망하자 이 사건 유언장에 대하여 유언증서의 검인을 신청하였고, 2020. 10. 13. 이 사건 유언장에 대하여 검인이 이루어졌다. 이에 피고 B, C, D는 망인 E가 임시후견인의 동의 없이 유언서를 작성하였으므로 E의 유언은 무효라고 주장하자, A는 E의 유언의 효력의 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제1심은 망인 E가 이 사건 유언장 작성 당시 의사능력이 있는 한 자유롭게 유언을 할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위 사전처분으로 임시후견인이 정해진 이상, 망인 E에 대한 충분한 보호를 위해서는 망인 E에 대한 성년후견이 개시된 경우와 마찬가지로 민법 제1063조에서 정한 요건을 갖추어야 유언의 효력이 인정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한데, 망인 E가 이 사건 유언장을 작성할 당시 의사가 망인의 심신 회복의 상태를 이 사건 유언장에 부기하고 서명날인 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 유언장을 통한 망인의 유언은 효력이 없다고 하여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에 대해 원고 A가 항소를 제기하였다.
원심은 이 사건 유언장을 작성할 무렵 망인 E가 중등도의 치매로 의사능력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를 넘어서서 이 사건 유언장의 의미나 결과를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정신적 능력 또는 지능이 결여되어 있었다고 볼 수 없고, E가 이 사건 유언장을 작성하기 전부터 원고인 A와 A의 부인 O에게 본인의 부양과 재산관리를 맡겼고, A가 노년이 되면 A의 큰아들인 P에게 부양과 재산관리, 제사 등을 일임하는 대신 자신의 재산을 모두 증여하겠다는 평소 의사와도 부합한다는 이유로 원고 A의 청구를 인용하였다. 이에 대해 피고 B, C, D가 상고를 제기하였다.
(2) 관련 법리
1) 가사소송법 제62조 제1항은 후견심판이 확정될 때까지 사건본인의 보호 및 재산의 관리·보전을 위하여 임시후견인 선임 등 사전처분을 할 수 있음을 정하였고, 가사소송규칙 제32조 제4항은 가사사건의 재판·조정 절차에 관한 필요한 사항에 대하여 대법원규칙으로 정하도록 한 위임 규정(가사소송법 제11조) 및 그 취지(가사소송규칙 제1조)에 따라 ‘가사소송법 제62조에 따른 사전처분으로 임시후견인을 선임한 경우, 성년후견 및 한정후견에 관한 사건의 임시후견인에 대하여는 특별한 규정이 없는 이상 한정후견인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고 정하였다.
2) 가정법원은 피한정후견인에 대하여 한정후견인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행위를 정할 수 있고(민법 제13조 제1항), 피한정후견인이 한정후견인의 동의가 필요한 법률행위를 동의 없이 하였을 때는 이를 취소할 수 있다(같은 조 제4항).
한편 민법 제1060조는 ‘유언은 본법의 정한 방식에 의하지 아니하면 효력이 발생하지 아니한다.’고 정하여 유언에 관하여 엄격한 요식성을 요구하고 있으나, 피성년후견인과 피한정후견인의 유언에 관하여는 행위능력에 관한 민법 제10조 및 제13조가 적용되지 않으므로(민법 제1062조), 피성년후견인 또는 피한정후견인은 의사능력이 있는 한 성년후견인 또는 한정후견인의 동의 없이도 유언을 할 수 있다.
3) 위와 같은 규정의 내용과 체계 및 취지에 비추어 보면, 후견심판 사건에서 가사소송법 제62조 제1항에 따른 사전처분으로 후견심판이 확정될 때까지 임시후견인이 선임된 경우, 사건본인은 의사능력이 있는 한 임시후견인의 동의가 없이도 유언을 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고, 아직 성년후견이 개시되기 전이라면 의사가 유언서에 심신 회복 상태를 부기하고 서명날인하도록 요구한 민법 제1063조 제2항은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3)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원심이 위 판시와 같은 이유로 망인 E의 이 사건 유언장에 의한 유언이 민법 제1066조 제1항에서 정한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으로서 법정요건을 갖추었기에 유효하다고 판단한 것에 대해 원심의 판단에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으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고 판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