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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리 판단될 수…
2023-02-21◇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리 판단될 수 있는지 여부[2022. 12. 1. 선고 2021다210829 판결]
1. 판결의 표시
2022. 12. 1. 선고 2021다210829 판결
2. 판결요지
[1]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소속된 채권추심회사의 지점, 지사 등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리 판단될 수 있다.
[2] 그룹 계열회사인 甲 주식회사, 乙 주식회사, 丙 주식회사로 순차 소속을 옮기면서 각 회사와 채권추심 위임계약을 체결한 후 계약기간이 만료될 때마다 재계약을 하면서 위임직 채권추심원으로 근무한 丁 등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문제 된 사안에서, 제반 사정에 비추어 위 회사들은 팀별 조직과 평가 체계를 통해 丁 등과 같은 채권추심원들의 업무 수행 과정에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볼 여지가 크고, 丁 등은 종속적인 지위에서 위 회사들에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볼 여지가 큰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
3. 판례해설
(1) 사안의 배경
피고는 예스캐피탈대부 주식회사(이하 ‘예스캐피탈’), 오케이신용정보 주식회사(이하 ‘오케이신용정보’)와 더불어 아프로서비스그룹의 계열회사이다(이하 예스캐피탈, 오케이신용정보, 피고를 통틀어서 ‘피고 등’). 원고들은 피고 등과 6개월 정도의 기간을 정한 채권추심 위임계약을 체결한 후 계약기간이 만료될 때마다 재계약을 하면서 위임직 채권추심원(이하 ‘채권추심원’)으로 근무하였다. 원고들이 예스캐피탈이나 오케이신용정보의 채권추심원으로 근무한 기간부터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이에 대해 원심은 원고들이 피고와 채권추심 위임계약을 체결한 2014. 2.경 이후 피고와의 관계만이 판단 대상임을 전제로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2014. 2. 이후 작성된 계약서의 명칭이 ‘채권추심 위임계약서’이고, 거기에는 원고들이 근로자가 아니라고 정하면서 실제 원고들을 포함한 채권추심원에게는 피고의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 등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들이 피고와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이에 원고들이 상고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였다.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소속된 채권추심회사의 지점, 지사 등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리 판단될 수 있다(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다252891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채권추심원들은 조직개편 또는 영업양도에 따라 같은 그룹 계열회사인 예스캐피탈에서 오케이신용정보로, 오케이신용정보에서 다시 예스캐피탈로, 예스캐피탈에서 피고로 순차 소속을 옮겼으나, 그 과정에서 업무 장소, 업무 방법과 내용, 전산시스템, 팀원 구성원 등이 그대로였고, 다시 체결한 채권추심 위임계약 내용도 완전히 또는 대부분 동일하였던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그동안 채권추심원들의 업무형태 실질이나 피고 등과의 관계가 달라졌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뿐만 아니라 그 이전의 예스캐피탈이나 오케이신용정보 소속으로 업무를 수행하던 과정에서도 상당한 지휘·감독이 있었는지가 함께 심리되어야 하고, 근무기간 전체를 놓고 상당한 지휘·감독이 있었는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
피고 등은 원고들과 같은 채권추심원을 약 20명씩 특정 팀에 소속시켜 팀 단위 실적 목표를 제시하고 소속 팀의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채권추심원 개인의 수수료율에까지 차등을 두었으며, 팀별 조직체계에 관한 내용은 원고들이 피고 등과 체결한 계약에 없고, 팀 배정도 원고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피고 등의 결정에 따라 대략 1년마다 때로는 6개월 만에도 이루어졌다. 위와 같은 팀별 조직과 평가 체계는 채권추심원 개인을 넘어서 피고 등 회사의 실적 증대를 위한 활동이 되었고, 이를 통해 피고 등이 원고들과 같은 채권추심원들의 업무 수행 과정에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볼 여지가 크다.
또한,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전달의 업무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매달 5일경 정기적으로 지급받았고, 이러한 수수료 외에도 명절이 있는 달에는 업무실적과 상관없이 근무연수에 따라 특별수수료를 차등 지급받았으며, 장기 근속한 채권추심원은 장기계약수당을 추가로 지급받았다. 따라서 원고들과 피고 등의 관계를 위임관계라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원고들이 종속적인 지위에서 피고 등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볼 여지가 크다.
따라서 대법원은 원고들이 종속적인 지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원고들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판단에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판단 기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으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한다고 판시하였다.